주가 대폭 상승, 펄어비스 신작 '도깨비'(DokeV)
지난 8월 26일 독일에서 개최된 게임축제이자 매년 게임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게임스컴 2021 행사에서 국내 게임회사인 펄어비스(PEARL ABYSS)는 '도깨비(DokeV)'라는 이름의 최신작 트레일러를 공개하였습니다. 도깨비는 공개와 동시에 유럽 최대 게임전시회인 게임스컴 2021에서 가장 화제작으로 부상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우선, 그 화제의 트레일러를 감상해봅시다.
어떠신가요?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전혀 게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영상과 음악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게임 영상을 보며 힐링이 되고, 단순 트레일러 영상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는 반응이 아직까지 끊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듯 트레일러 공개만으로도 세계적으로 많은 기대감을 얻게 된 펄어비스는 트레일러 공개 직후 주가가 대폭 치솟기까지 하였습니다. 영상을 공개하기 전 4 ~ 5만 원대 주가가 거래일 기준 3일 간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급기야 10만 원을 넘기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주가 상승 원인
펄어비스의 이번 주가 상승은 신작 출시가 아닌 트레일러 영상 공개만으로 이루어낸 변화라는 점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또한, 펄어비스는 온라인 MMORPG인 '검은 사막'이라는 게임으로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고 검은 사막이라는 IP를 크게 성공시키며 유명세를 얻게 된 게임사입니다. 검은 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엔진으로 자유도가 높고 다양한 캐릭터와 특유의 화려한 액션성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으며 PC, 모바일, 콘솔 플랫폼까지 글로벌 서비스 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검은 사막 IP의 후속작인 '붉은 사막'을 앞서 공개하였고 국내외 모두 붉은 사막이라는 게임에만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스컴 2021에서 펄어비스가 발표한 신작은 '도깨비(DokeV)'.
붉은 사막 공개 당시만으로도 한국 게임사의 희망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 공개로 인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 것입니다.
- 기발하고 참신한 설정 & 익숙한 시스템
"도깨비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펄어비스에서 정의한 '도깨비(DokeV)'라는 게임의 장르입니다. 귀여운 어린이 캐릭터가 마치 누구나 어릴 적 상상하던 모습으로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날며, 뿅망치를 휘두르고 물총을 쏘며 전투를 하는 모습은 도깨비만의 특징입니다. 도깨비들을 수집하고 함께 싸우며 어린이 캐릭터로 조작하는 게임 플레이 영상은 그동안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검과 방패, 용과 마법들이 등장하는 천편일률적인 게임 추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그래픽톤과 연출성, 도깨비들의 개성이나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동 방식 등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게이머들에게는 영상 속에서 몇 가지 친숙한 장면들을 보게 됩니다. 높은 자유도와 함께 맵을 활보하는 모습은 해외의 높은 자유도로 유명한 게임 'GTA(Grand Theft Auto)'와 유사해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미 영상이 공개된 이후 'GTA for kids'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펄어비스의 도깨비 개발진도 인터뷰에서 오픈 월드 게임의 대명사로서 GTA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게임
도깨비(DokeV)는 펄어비스의 글로벌 도전작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유문화를 게임 속에 많이 녹인 것으로 보입니다.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을 자세히 보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한옥이나 해태상, 둘레길이나 연날리기, 조선시대 국왕을 코스프레한 것처럼 보이는 익선관과 곤룡포까지 한국인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이것들을 토속적인 느낌이 아닌 세련되고 트렌디한 느낌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 유저들에게도 '코리안 이스터에그(Korean Easter Egg)'라며 게임의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 이스터에그 : 영화나 책, DVD, 비디오 게임 등에 숨겨져 있는 메시지 혹은 기능
- 퀄리티와 정체성
4분 남짓한 트레일러 영상은 매우 높은 퀄리티인 점에서만이 아닌 실제 플레이 영상이라는 점에서 매우 높은 기대감을 가지게 해 주었습니다. 이는 같은 날 출시한 NC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 2'라는 게임과 대조되면서 더욱 극명하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NC소프트는 이날 펄어비스와는 반대로 게임성은 기존 게임들과 동일하며 수익모델은 확률성 게임의 BM(Business model)을 그대로 채용하여 게임의 정체성을 망치기까지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최악의 혹평을 받으며 NC소프트는 이틀간 주가가 무려 20% 이상 폭락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계를 게임에서 구현하는 것이 개발 방향이라는 점. 그리고 트레일러 영상을 본 사람들도 '어린아이들이 밖에서 놀 때 상상하던 세계를 구현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게하였다는 점이 게임의 정체성을 잘 살린 대표적인 예시일 것 같습니다. 거기에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하고 밝은 고퀄리티의 그래픽과 움직임은 영상을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였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
도깨비(DokeV)의 게임플레이 공개 영상에서 나오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대부분 어른이 아닌 아이들로 등장하며 메타버스와 같은 상호작용 방식의 멀티플레이를 구현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발진 인터뷰에서 메타버스적인 요소를 언급하였는데, 아주 높은 수준의 그래픽 품질과 이것을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NPC의 AI 및 상호작용 등이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는 차별화되는 요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란 무엇일까요?
- 메타버스란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용어입니다.
이는 기존에 잘 알려져 있는 가상현실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현재, COVID-19(코로나-19 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모임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급부상하는 것이 메타버스입니다.
현실을 옮겨 놓은 가상현실 세계인 메타버스 내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직접 물건을 만들어 팔거나, 가상현실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로 쇼핑도 하고, 심지어 공연까지 보러 갈 수도 있는 곳이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 기존 활용 사례
메타버스 개념은 낯선듯 하지만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개념을 영화화한 사례로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 2018년 각종 캐릭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있습니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메타버스의 세계관에서는 사이버 세계가 메인이 되고 오프라인을 사이드로 취급합니다. 즉, 온라인에서 로그아웃(Logout)하여 현실로 돌아온다는 개념보다는 현실을 로그아웃하고 사이버 세계로(Log-in)하는 것입니다.
또한,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신 조 바이든은 닌텐도의 유명 IP인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가상현실)에서 선거 캠페인을 하였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메타버스에서 아바타 하객들과 결혼식을 올린 사례도 있습니다. 메타버스 안에서 콘서트나 공연을 열기도 하는데 2021년 9월에 제페토에서 열린 국내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팬사인회에는 약 5,000만 명이라는 동시 접속자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메타버스의 시장규모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의 정부 기관에서도 메타버스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여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